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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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문학관 -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by glasmoon



이제 완연한 봄날씨가 되었건만 아직도 마무리짓지 못한 지난 겨울 가장 추웠던 날의 이야기,
그 마지막은 신동엽 문학관입니다. 계백장군 동상이 있는 부여의 중심 군청 로터리에서 성당
옆 골목을 걷다보면 문구가 새겨진 근사한 유리로 장식된 토담과 초가집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 중 한 명을 기리는 신동엽 문학관입니다.



신동엽 시인은 아직 일제 치하이던 1930년 부여군 부여읍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초가집은 시인이 1935년부터 1969년 사망할 때까지 살았던 집으로 한동안 방치되다가
2021년 12월 부여군에서 원상 복원하였습니다. 제가 간게 12월 말이었으니 운이 좋았네요.



시인이 정말 살면서 작품들을 써냈던 그 집 뒤로 2013년 신동엽문학관이 세워졌습니다.
살았던 집을 낀 기념관이라니, 제주의 이중섭 미술관을 떠올리게하는 배치로군요.



기념관을 들어서면 먼저 산행을 아주 좋아했던 시인의 가장 널리 알려진 사진 중 하나인
도봉산 만장봉과 선인봉을 배경으로 찍은 모습과 그를 담은 기념물이 반깁니다.



그리고 남겨진 작품들에서 인용된 구절과 함께 장식된 시인의 짧지만 길었던 삶의 흔적들.



적지않은 양의 여러 자료들 속에서 중요하고 알려진 작품은 따로 다뤄지고 있기도 합니다.
아마 중등교육과정을 거친 대다수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껍데기는 가라".



기념관을 채우고 있는 대다수의 자료와 유품들이 이렇게 남을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시인의
아내였던 인병선 여사 덕분이겠죠. 남편이 요절한 뒤 남은 아이들을 키우고 생활을 하면서도
남은 원고를 모아 시집을 냈습니다. 본인도 민속학을 연구하여 짚풀생활사박물관을 설립했구요.



여러 기록물들 중에서 돋보이는 이 그림은 시인의 장녀인 신정섭 화백의 작품.



문학관 아래층에는 '박동규의 동학이야기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가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제가 시인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시에서 딴 제목이로군요. *ㅁ*



박동규 작가는 조소를 전공하고 -> 농사 지으러 귀농했다가 -> 모임에 쓸 걸개 그림을 그리다
-> 전봉준을 판화로 새겼다가 -> 이후로 동학농민운동을 다루는 목판화를 작업한다 합니다.
이 또한 대단히 드라마틱한 삶의 궤적이네요.



여러 작품들 속에서 제 눈에 오래 머물렀던 하나, 동학농민혁명군 장흥부 덕도 탈출도.
"한번 크게 패배하여라 그리하여 영원히 승리하리라".
다만 제가 늑장을 부리며 포스팅을 미루는 사이 2월 말까지였던 본 전시는 이미 끝나버렸;;



건물을 나와보니 안뜰의 동쪽 끝으로 또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의 글씨가 보이네요.



가까이 다가가니 시인의 작품들에서 발췌된 구절들이 파란 하늘 속에서 눈부시게 빛납니다.
이 "시의 깃발"은 부여 출신 임옥상 작가의 작품.



뒤를 돌아보니 저쪽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갈대 그림자에 숨어있던 인물상이 나타나네요.



옆으로는 정원을 겸한 낮은 계단이 이어져 있어서 이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차근차근 반 바퀴를 돌아 건물의 위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넓고 낮지만 신동엽의 정신을 온전히 담아낸 이 건물은 아니나다를까 승효상 설계였습니다.
역시 승효상 씨가 설계한, 걸작 세한도를 재현한 제주 추사관도 가봐야 하는데요 음음.



미술관과 박물관이나 좀 다녀봤지 문학관을 딱히 찾아다닌 기억은 없는 저이지만
위대한 시인이 살던 자리에 중요한 자료들을 모아 뛰어난 작가들이 만들어낸 이곳의 울림은
혼자 기억하고 있기엔 너무 크네요. 부여에 가신다면 박물관들과 함께 꼭! 찾아보세요!!

날씨가 너무 춥다보니 부소산성이나 궁남지, 왕릉원같은 야외에 있기 힘들어 대신? 찾았던
신동엽문학관에서 이렇게 대박을 건지면서 지난 겨울의 익산-부여 여행도 끝났습니다.
포스팅을 띄엄띄엄 하는 사이 이렇게 봄이 되었으니 그때 미처 다 돌아보지 못했던 부여에
다시 가볼 기회를 노려봐야겠네요. 얍얍~


국립부여박물관 - 백제인, 돌을 다스리다
정림사지박물관과 G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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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rk Ride of the Glasmoon : 가을밤의 부여 2022-10-25 17:36:14 #

    ... 기운이 모여드는 것만 같은? 크크~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골목 사이로 조명이 비추고 사람들이 모여든다싶어 따라가 보았더니 지난 겨울 찾아갔던 신동엽 문학관입니다. 신동엽문학관 -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백제 문화제 기간이라고 신동엽 문학관 뜰에서 작은 음악회를 하길래 또 좋은 구경을 했죠. 저도 음악 공부를 쪼금 했지만 요즘은 이런 소규모 공개 공연도 연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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