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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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전쟁 by glasmoon


기존에 제작된 영화들은 대부분 공개되었고 새로이 촬영에 들어가는 영화는 줄어들면서
극장가에 걸리는 것들 중 볼만한 작품들이 확연히 줄었다는 느낌이 드는 요즘입니다.
그러다보니 넷플릭스에서 영미권 밖의 괜찮은 영화들을 찾아보는 일이 잦아졌는데...


먼저 신작 목록에서 눈에 띈 <포가튼 배틀>(가운데). 원제로는 <스헬데 강 전투>쯤 되겠네요.
당사자인 네덜란드인(과 캐나다인) 외에는 밀덕이라도 거의 모른다니 잊혀진게 맞긴 한 듯?
확보한 안트베르펜(앤트워프)을 보급항으로 써먹기 위해 강 하구를 장악하고있던 독일 세력을
몰아내고자 캐나다 제1군 등이 투입되었으나 몇 가지 삽질에다 마켓 가든을 거치며 기세가 오른
독일군의 방어로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치루어야 했던 전투입니다.
램지 제독의 조언대로 먼저 했더라면 큰 어려움 없이 확보했을 것을, 꿈과 희망으로 가득 채워진
마켓 가든부터 하겠다고 작전은 작전대로 말아먹고 희생은 몇 배나 키워버린 몽고메리 ㅅㅂㄻ!!

영화는 당시 전투에 휘말린 세 명의 시선이 서로서로 교차되면서 흘러갑니다.
마켓 가든 작전에 참여하였으나 글라이더 추락으로 낙오하면서 캐나다군에 합류한 영국 군인,
독일군에 동조하여 자진 입대한 뒤 동부전선에서 살아남아 고향 근처로 재배치된 네덜란드 청년,
그리고 인근 마을 시청에 근무하며 레지스탕스에서 활동하는 남동생을 둔 평범한 현지 여성.
이중에서 특히 두 번째, 딱히 악의 없이 살아남기 위해 독일군에 입대하여 살아남기 위해 싸워온
청년은 다른 작품에서 보기 힘든 경우여서 매우 흥미롭거니와, 제각기 진행되던 세 명의 경로가
전투 발발과 함께 서로 엮이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지는 전쟁이라는 비극의 안타까움이란. ㅠㅠ

대단한 물량이나 액션 장면은 없어도 전쟁 영화로 충분히 수작이니 팬이라면 꼭 챙겨보시구요~
보고난 뒤 네덜란드의 요즘 영화가 어떤가 궁금증이 일어 넷플릭스 안에서 검색해 보았습니다.
네덜란드 영화라면 폴 버호벤과 얀 드봉, 룻거 하우어와 팜케 얀센, 호이테 판호이테마 정도의
이름이 생각나는데.. 판호이테마를 제외하면 다들 전성기를 넘긴지 오래로군요. (하우어형 흑흑)
아무튼 잘 모르는 이름들로 채워진 넷플릭스의 네덜란드 영화들은 또 전쟁 영화가 많더라구요.

그 중에서 두 번째로 본 <리파겐>은 나치 치하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부역자로 악명을 떨친
드리스 리파겐이라는 인물을 이야기합니다. 비밀경찰 산하 유태인 추적 사냥팀의 일원인 그는
찾아낸 일부 부유한 유태인들에게 거꾸로 보호해주겠다며 접근하여 장시간에 걸쳐 환심을 샀죠.
완전한 신뢰 관계가 되자 다른 유태인들을 소개받고, 그들로부터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받으며,
심지어 해방될 때까지 맡아둔다며 그들의 집과 전 재산을 관리하기에 이르지만 결과는 짐작대로.
집요하게 그를 추적하는 레지스탕스로부터 수차례 위기에 몰려도 그때마다 번득이는 잔머리와
세 치 혀놀림으로 뒷통수를 치며 번번히 빠져나가는 모습은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런 최악의 부역자가 한두 명이 아니었던 일제 시대의 우리나라를 떠올리면 남일 같지도 않구요.

넷플릭스의 네덜란드 전쟁 영화 마지막은 직관적인 제목의 <레지스탕스 뱅커> 입니다.
"네덜란드에서 공짜는 태양 뿐" 이라는 작중 대사처럼 일찌감치 상업이 발달한 네덜란드는 다들
경제 개념에 밝았고 금융업이 번창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고 네덜란드를 점령한 독일 군부는
네덜란드 중앙은행을 장악하고 그 수장으로 친나치 인사를 앉혔죠. 그러자 거기에 반발하는 한
젊은 은행가가 지하의 레지스탕스들을 지원할 방법을 모색하고 영국 정보원과 만나게 되는데...
물론 전쟁 배경이니 으레 총격전이나 폭발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여느 영화와는 결이 다릅니다.
자금 마련을 위해 금괴 수송을 탈취한다거나 무기 저장소를 습격하여 총기를 확보하는게 아니라
사람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자금을 운용하는 거죠. 물론 해방 후 이자까지 돌려준다는 약속으로.
노동자들의 파업도 선동하는 부분 없이 파업 수당을 어떻게 얼마나 지원할 것이냐가 관건이 되며
종국에는 괴뢰 정부를 상대로 금융 사기(?)까지 벌이는걸 보면 참 이 나라 사람들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일반 국민들의 댓가없는 희생을 강요당한 우리나라가 특이한 건가;;

<포가튼 배틀>은 2021년, <리파겐>은 2016년, <레지스탕스 뱅커>가 2018년이니 모두 근작인데
네덜란드에서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꾸준히 만들어져 온것인지 최근의 흐름인지 몰라도
셋 모두 수작인데다 전쟁의 (추악한) 보편성과 함께 네덜란드의 독특한 부분까지 보여주고 있어
이쪽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충분히 보실 만합니다. 아 제가 늦었을 뿐 이미 보셨으려나??

그런데 이렇게 전쟁 영화 몇 편을 연달아 봤더니 넷플릭스에서 그쪽 추천 목록이 따로 생겼네요?
개전 직전 뮌헨 회담의 <전쟁의 문턱에서>? 종전 후 아이히만을 추적하는 <오퍼레이션 피날레>?
이거 끝이 없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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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rk Ride of the Glasmoon : 5월에 본 영화들 2022-06-10 20:41:14 #

    ... 그러면서도 그 맨 윗줄에 들어갈 "머나먼 다리"는 결국 다시보지 못하고 출국했다는게 참;; 가끔씩 볼때마다 새로운걸 발견하는 영화인지라 조만간의 다시보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전쟁 4월에 본 영화들 3월에 본 영화들 1, 2월에 본 영화들 ... more

덧글

  • 두드리자 2022/05/20 19:55 # 삭제 답글

    요즘은 재미있어보이는 영화가 통 안 보이더군요. 보다가 자면 곤란한데...
  • glasmoon 2022/05/21 12:55 #

    범죄도시 속편이 전편만큼 재밌다 카더라구요? 전편에서 작지않은 위화감을 느꼈던 저에겐 어떨런지~
  • rumic71 2022/05/22 13:42 # 답글

    저 나라가 특이한거죠. 뭔가 국가 규모의 '스팅'?
  • glasmoon 2022/05/23 13:55 #

    배경과 분위기만 바꾸면 오션스 시리즈 류의 하이스트 무비인데...
    그것이 역대급 규모로 실제로 일어났다는게 무섭더라구요. 정말 목숨을 걸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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