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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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 유영국의 색 by glasmoon


포스팅이 계속 밀리는군요 ㅠㅠ 이번에는 보름 전에 다녀온 국제갤러리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지나 삼청동 입구에 있는 국제갤러리를 다들 아실 터이나
저는 처음 가봤습니다(당당)! 왜냐면 현대미술을 주로 다루는데 저는 그쪽을 잘 모르거든요.



그런데도 왜 찾아왔냐면 그 전주에 다녀왔던 서울미술관의 한 그림이 인상깊었기 때문이죠.
국제갤러리에서는 현재 유영국 20주기 기념전 "Colors of Yoo Youngkuk" 을 열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몇 번 왔으면서도 바로 옆의 국제갤러리는 처음이라 좀 멋적군요.
지나면서 본 건물이 이런 모양은 아니었던것 같아 찾아보니 리모델링 후 재작년 재개관했다고.



김환기, 이규상 등과 함께 한국 1세대 추상미술가로 꼽히는 유영국은 독특한 이력을 가집니다.
식민지 시대에 태어나 일본에서 그림을 배우며 사진도 다루었고 이후 양조장 등의 사업을 하다
48세가 되던 1964년에야 전업 미술작가가 되었습니다. 어려운 시대에 홀로 예술혼을 불사르다
생활고에 요절하는 근대 예술가들의 전형(?)과 달리 일단 생계부터 세우고 활동한 드문 예랄까.



코너의 창문을 통해 경복궁 돌담을 또 하나의 작품으로 끌어오는 전시실은 매우 근사합니다.
특별히 배려된 공간인데다 관객이 가장 먼저 접해서인지 작가의 대표작들로 채운 모양이네요.



그러니까 제가 아는 유영국의 작품이라면 후기 대표작 정도?에 머물러 있다는 거죠. ^^;
대부분의 작품에 제목이 붙어있지 않지만 왼쪽은 숲과 나무, 오른쪽은 산을 형상화한 거겠죠?



K1관의 안쪽은 50~60년대의 초기작들을 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엄, 그의 초창기 작업들은
나중과는 전혀 달랐군요. 독특한 원색의 색감만이 인장처럼 유영국이 그렸음을 말해줍니다.



제목을 가진 몇 안되는 작품 중 하나인 "봄비". 두텁게 칠해진 유화의 질감이 살아있습니다.



아담한 전시실을 한 바퀴 돌고는 설마 이게 끝이야? 할 무렵 화살표가 바깥을 향하네요.



화살표는 우리를 다른 건물로 안내합니다. 국제갤러리는 하나가 아닌 세 개의 건물이라네요.
어 근데 왼쪽의 저 건물이 뒤집어쓴건 뭐지? 그물인가??



2012년 국제갤러리에 가장 늦게 합류한 K3관은 노출 콘크리트 위로 쇠그물을 뒤집어쓴 듯한
모양입니다. 누구는 사찰 등지의 새 방지 그물을, 누구는 중세의 사슬 갑옷을 떠올리겠군요.
소격동의 한옥 지붕들 사이로 빛나는 이 특이함에 홀려 K2관보다 K3관에 먼저 입장~



K3관은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파격적입니다. 높은 천장에 내부가 빈 강당? 창고? 형태로군요.



K3관의 그림은 작가가 기하학적 또는 추상적인 실험을 시도했던 60~70년대의 작품들입니다.
자를 대고 그은 것만 같은 솔직한 선들의 향연~



두어 장을 더 찍었건만 어째서인지 죄다 촛점이 나가버려서(...) 마지막 K2관으로 건너뜁니다.
세 건물 중 그나마 평범한 모양을 가진 덕분에 내부도 가장 넓고 걸린 작품도 가장 많군요.



큰 창문을 통해 정원을 내부로 끌어들이는 요소는 K1관과 공유하고 있기도 하구요.
정원 사진을 좀 더 찍을 거였는데 잊어버렸네~



K2관에는 앞서의 여러 실험들이 기존의 조형 요소들과 어우러지는 중후기 작품들이 많습니다.
이 그림들에서 복잡해진 선은 푸른색에서 벗어나 현란해진 원색들 사이로 역동성을 보입니다.
음 옛 건물들의 단청에서 따왔을까요?



이 선들이 변형되어 궁 혹은 사찰의 지붕과 기와가 되기도 했군요.
아마 제가 본 유영국의 그림들 중에서 원래의 형체가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2층에는 1940년대에 찍었던 경주의 사진 연작들과 함께 스케치 자료들도 있구요.



그리고 80년대 이후 자연 추상으로 완성되는 그림들...



건물들마다 밖에 걸려있는 전시회 대표 그림이 왜 안보일까 했던 K2관 입구에 있었네요.

저같은 문외한은 추상 미술을 볼때 순간적인 인상을 따르던가 타인의 비평을 참고하게 되는데
이렇게 여러 작품을 통해 변화하는 과정을 보는 것은 마치 작가 본인의 해설처럼 느껴집니다.
이제 추상이라고 지레 겁먹거나 외면하지 말고 이런 기념전이라면 잘 찾아다녀야 할까봐요.
그럼 대한민국 추상의 간판 김환기부터? 근데 환기 미술관은 9월까지 휴관이래네?
아무튼 이 유영국 기념전도 전시가 며칠 남지 않았으니 보고싶은 분은 서두르시구요~



모처럼 주말 아침에 이쪽 동네에 나왔으므로 간만에 된장질 비스무리한 것도 해봅니다.
도트블랭킷(Dot Blanket)이라는 브런치 카페인데 동행 말로는 아주 가성비 좋은 곳이라나.



밥을 먹고 나오니 바로 앞이 작년에 개관한 따끈따끈한 서울공예박물관이어서 들렀습니다.
과거 풍문여고의 기억을 떠올리며 슬쩍 볼랬더니 규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네요.
다음에 따로 날을 잡아 각잡고 보는 걸로..;;


석파정 서울미술관 -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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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두드리자 2022/08/06 18:15 # 삭제 답글

    미술관을 보고 떠오른 생각이 "저긴 시원하겠지?"였습니다. 예술이고 뭐고 안중에도 없는 원시인이 된 느낌이네요. (이게 다 폭염 때문입니다)
  • glasmoon 2022/08/08 17:16 #

    올 여름은 그래도 쪄죽을 정도는 아니지 않나요? 비가 너무 많이오고 습해서... 아 에어컨이 절실하긴 매한가지구나.
  • 두드리자 2022/08/09 17:19 # 삭제

    비가 와도 밤 기온이 별로 안 내려가더군요. 결정적으로, 집에 에어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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