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봉 전부터 말 많고 탈 많았던 "기동전사 건담 쿠쿠루스 도안의 섬" 보고 왔습니다.
어차피 볼거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또 조금이라도 싸게 보는게 낫겠기에..--;

- 퍼스트 건담(TV) 팬으로서, 작붕의 대명사였던 에피소드가 새롭게 그려져 눈이 즐겁다.
- 건담 시리즈의 팬으로서, 가뜩이나 빽빽한 일년전쟁 스케줄에 또 뭐가 추가될 틈이 있었나?
- 건프라 팬으로서, 신작이니 뭔가 새로운게 필요했겠지만 근본없는 호버링 자쿠는 좀..;;
- 애니메이션 팬으로서, 아무리 새끈한 신작화로 포장해도 감성 자체가 낡아버린건 도리 없다.
- 영화 팬으로서, 고전의 반열에 든 걸작의 리메이크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전체적인 얼개는 TV판의 에피소드를 확장하면서 오데사 작전의 요소를 일부 추가한 정도이며
근간을 이루는 이야기나 캐릭터, 그것들을 다루는 연출 방식이 왕년의 그것 그대로이기에
(야스히코의 연출은 토미노보다는 이해하기 쉽지만 왕왕 늘어진다. 편집 템포라도 올렸으면)
3D 기반의 메카나 야스히코 작화의 캐릭터가 고품질로 움직인다는 지엽적인(?) 장점 외에는
아재 팬인 나에게도 구태의연하니 일반인들에게 어필할 구석은 거의 없어 보이는게 안타깝다.
또 진정한 주인공인 쿠쿠루스 도안에 대해, 짧은 회상 장면을 통해 최소한의 설명은 하고있지만
변절하고 탈영한 직접적인 동기라던가, 사연있어보이는 구 부대원들과의 구체적인 관계라던가,
섬으로 흘러들어온 과정이라던가, 무인도에서 스무 명 남짓의 고아들을 돌보게된 사연이라던가
하는 것들이 전혀 없어 관습적인 상상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도 구태의연함에 한 몫 더 거든다.
뭐 결과물을 볼 때 그런 설명이 들어갔더라면 오히려 더 늘어지기만 했을지도 모른다는게 음냐.
아무튼 아재의 팬심으로도 고해상도 리마스터(?) 이상의 의미는 찾기 어려우니
"오리진" 기반의 퍼스트 영상물도 이걸로 끝이려나~

참 개봉일에 맞춰 국내 예약을 받은 HG 슬레거 짐도 서버 마비 끝에 품절되어버린 가운데
어째서인지 HG 건캐논 후기형(화이트베이스 탑재형)은 일반 발매로 예고되었다고 합니다.
일반발매결정이 저렇게 크게 박아놓고 홍보할 일인지, 정상과 비정상이 뒤집힌건 아닌지 참;;
덧글
여건이나 기회가 안닿았겠지만 건담보단 "거신고그"가 야스히코 선생 은퇴작엔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구판 이래로 가장 설정화에 근접한 건캐논이 나온다는데 의의를 둬야 할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