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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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야 - 1/72 벨 X-1 "마하 버스터" by glasmoon



일 년 반을 묵혀두었던 타미야제 비행기 모형, 다시 꺼낸지 며칠만에 후다닥 완성했습니다.
'마하 버스터', '소닉 브레이커' 등으로 알려진 미공군 X 시리즈 영광의 1번, 벨 X-1 입니다.



시작은 재작년 겨울, 어릴적 영웅 중 한 명인 척 예거(Chuck Yeager)의 부고를 듣고서부터
였습니다. 꼭 만들어야지 하다가도 이런 일이 생겨야 만들게 되는게 모델러들의 버릇이죠.
정비병으로 시작해 2차대전 에이스 파일럿이었다가 장성까지 진급하는 척 예거의 인생에서
최고의 시기라면 역시 1947년 10월 14일 X-1을 타고 최초로 음속을 돌파한 그때일 겝니다.



1983년 만들어진 우주항공영화의 걸작 "필사의 도전(The Right Stuff)"은 전반 1/3 정도를
척 예거와 X-1의 그 이야기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영화 제작 당시 척 예거 본인이 자문을 맡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상당 부분 기여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죠.



도중에 다소의 사고(?)가 있어 팽개쳐둔 채 잊고 있다가 올 가을의 그날을 또 넘기겠다 싶어
다시 꺼내다 슥슥 마무리하고 완성했습니다. 비행기 모형으로는 특이하게 스탠드가 들어있죠.



키트는 완벽히 들어맞진 않아도 크게 어긋나는 부분은 없는, 딱 그 시절 타미야 제품입니다.
패널 라인이 얕아서 살짝 손을 대긴 했는데 부족했던건지 딱히 티가 나지는 않네요.



운동성과 조종성 따위는 전혀 신경쓰지않고 오로지 음속 돌파만을 목적으로 만들어진데다
이륙 과정도 없이 폭격기에 매달려 사출되는 방식이었으므로 비행기 자체는 매우 작습니다.
채 10미터가 안되니까 2차대전기 프롭기 정도에 불과한 거죠. 손가락 중지보다 약간 큰가?



그래도 달성한 업적이 업적이다보니 제 눈에는 엄청나게 멋지게 보인다는 거.
메가히트작 "탑건: 매버릭" 초반에 등장하는 실험기 '다크 스타'가 마하 10을 돌파하는 장면은
명백히 "필사의 도전" 속 척 예거와 X-1이 음속을 돌파하는 장면을 오마주한 걸로 보입니다.



기체 성격도 그렇고 스탠드가 들어있으므로 띄우긴 해야겠는데 영화 속에서 지상 대기중인
모습도 워낙 대단했던지라 랜딩기어를 어떻게 교체식으로 만들 수 없나 잔머리를 굴려봤는데
없는 실력에 그런건 사치더라구요. 수납한 상태로 고정하는것도 매끈하게 잘 안됐네요. -_-



이 키트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간략하게나마 내부를 재현한데다 동체가 클리어로 사출되어
전체 혹은 일부를 들여다보도록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도 거기에 혹해 시작한건데...



생각한대로 쉽게는 안되더라구요. 접합 후 수정 과정에서 내부로 들어간 플라스틱 가루가
여기저기 붙어있는건 참;; 하아;;; 투명한 쪽에는 잘 보이도록 데칼을 붙이지 않는게 원칙이나
척 예거의 노즈아트 'GLAMOROUS GLENNIS'는 도무지 뺄 수 없어 그대로 붙였습니다.
글레니스 예거 사모님이 얼마나 대단하셨을지 저도 참 궁금합니다?



기체의 목적과 업적에 비해 참 소박해 보이는 엔진에 오류가 있다는건 일전에 말씀드렸죠?
수정하기엔 이미 늦어 실기와 다르거나 말거나 배관 시늉을 했는데 없는 것보단 낫겠죠??



아무튼 내부 재현에 클리어 동체에 스탠드까지, 딱 이렇게 만들라고 나온걸 그대로 만든 셈.
재작년 당시의 계획으로는 이거 만든 뒤에 동 스케일의 제미니 우주선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이것부터 이렇게나 늦어져버린데다 그사이 밀린 것들이 한참이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네요.



날씨가 좋길래 출근 전에 들고나가 자연광 사진도 한 장 찍어 살짝 효과를 주었습니다.
이것으로 X-1의 음속 돌파 기념일 일주일 전에 그럭저럭 세이프~
미지의 세계였던 하늘에 인생을 걸었던 척 예거 이하 수많은 테스트 파일럿들에게 경의를~!!

덧글

  • f2p cat 2022/10/07 18:33 # 삭제 답글

    조금 늦더라도 이렇게 하나둘씩 계획의 빈자리를 직접 채워가는게 또 모형이란 취미의 멋진점이죠.
    패널표현은 스케일을 생각하면 딱 적당한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컬러도 채도가 약간 높지만 이런 경우는 예외적 상황이므로 좋은 마무리가 된 것 같습니다.
  • glasmoon 2022/10/08 12:41 #

    한번 놔버렸더니 다 귀찮아져서 수정도 하는둥 마는둥 하고 마무리해버렸네요. 실물은 허접허접~
    그래도 거의 다 만들어놓고 방치해둔 많은 것들 중에 되살아난 최초의 예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 포스21 2022/10/07 20:14 # 답글

    오. 완성하셨군요!
  • glasmoon 2022/10/08 12:41 #

    스케일 모형이라기보단 탁상 장식품? 만드는 느낌으로 끝내버렸습니다. ^^;
  • 소시민 제이 2022/10/08 13:32 # 답글

    미드 선더볼트에 나와도 먹힐거 같은 디자인...

    뭐.. 다른건 기본만 깔고 속도만 올려! 라는 컨셉이니...
  • glasmoon 2022/10/12 14:21 #

    선더버드 말씀이신거죠? 그러고보니 시간대가 가까워서 그런가 정말 닮았네~
  • 소시민 제이 2022/10/12 15:59 #

    아.. 선더버드 였군요.
  • 자유로운 2022/10/08 16:13 # 답글

    그래도 이렇게 보니 참 멋지네요. 낭만이 살아있는 기체로군요.
  • glasmoon 2022/10/12 14:24 #

    저걸 몰았던 사람이 최근까지 살아있었을만큼 먼 시절도 아닌데 항공 기술은 완전히 별나라가 되었다는게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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