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매 20년이 넘은 하세가와의 꾸준한 밥줄이자 캐릭터 모형의 탈을 쓴 에어로 모형으로 유명한
1/72 마크로스 VF-1 날림으로 만들어보기, 어영부영 완성했습니다.

시작은 올 여름 시험 비행에 성공한 KF-21이었죠? 와 진짜 얼마나 뽕이 차던지~
VF-1을 딱히 이것처럼 만들 생각은 없었는데 올 초 태 모님의 로우비지 작례가 멋졌던데다
노 모님께서 프로토타입 격인 VF-X1 언급을 해주셔서 적당히 분위기를 흉내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건 VF-X1은 아니고, VF-1 양산 1호기! 라는 제멋대로 설정을 붙였습니다.
현용기 비슷하게 회색 위주의 저시인성(로우비지) 도장이 기반이지만 시험기 상태이므로
검은 라인을 비롯해 라운델이나 마킹은 눈에 띄도록 적용되었다 캅니다.

기체 곳곳에 표기된 001의 마킹은 편대장기를 뜻하는게 아니고! 양산 1호기라는 표시입죠.
로우비지 데칼에 들어있는 UN 공군이나 해군 마킹이면 더 좋았겠지만 없으니까 우주군으로.

붉은돼지의 S.21이나 얼마전의 X-1을 제외하면 본격적인 에어로 모형은 소싯적 스핏파이어에
에나멜 떡칠해본게 전부인 초보 입장에서 쾌적하진 않아도 나름 준수한 키트라고 생각됩니다.
좌우 엔진쪽이 매우 그지같긴 했지만요.

기껏 별매 웨폰 세트를 동원했지만 비행 시험 상태이므로 파일럿 외 무장은 쓰지 않았습니다.
참 파일럿은 VF-X1의 테스트 파일럿이었던 R. 포커 대위(당시)가 그대로 맡았다고.

극장판으로 조형된 파일럿 인형에 TV판 포커의 회색-청색을 칠해서 나름 과도기인 걸로다가?
근거없는 썰에 따르면 화려한걸 좋아하는 포커 대위는 1호기의 도장 패턴을 마음에 들어했는데
그의 강력한 주장에 의해 SDF-1 소속 VF-1들은 선전 효과를 노려 고시인성(하이비지) 도장이
실시되었고 포커 대위 직속의 스컬 편대는 1호기의 도장 패턴을 물려받았다 캅니다.

만들면서 엔진 부위의 볼륨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실제로 다소 빈약해진 엔진 때문에
꼬리날개 부위와 간극이 벌어져 구조적인 약점을 시각적으로 노출하는게 아닌가 싶었지만...

조만간 발매될 맥스팩토리의 신금형 VF-1과 비교해보니 그건 엔진이 좀더 통통해진건 좋은데
뒤쪽이 너무 둔하고 무거워져서 현실의 비행기같은 느낌은 상대적으로 옅어보이더라구요.
이건 뭐 비행기 모형을 만들어온 하세가와의 짬이 반영된 고육책인 걸로. 흠흠.

따로 포스팅했던 것처럼 디스플레이 베이스는 별매 제품을 거의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다른 좋은 방법이 없나 굳은 머리를 굴려봤는데 일을 크게 벌일게 아니라면
좋은 수가 보이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그새 눈이 익었나 끔찍했던 첫인상보다는 봐줄 만하네요.

마지막으로 밖에 들고나가 한 장 찍었습니다. 들고있는 손 지우느라 안되는 뽀샵질 해봤네요.
지난번 X-1과 똑같은 구도지만 들고 찍을 수 있는 각도가 의외로 매우 제한적이더라구요. -_-
시험 비행이니까 별다르게 화려한 기동 없이 저공에 저속인 걸겁니다 아마?
아무튼 이걸로 하나 끝났고, VF-1을 하나 더 만들 계획이긴 한데, 밀린게 많아 당장은 어렵겠죠?
벌써 11월이니 올해 안엔 어렵겠네~
덧글
제작의도에 따른 세계관의 설명과 촬영이 함께하니 비로서 격식이 맞춰지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