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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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동 리볼버 로테 슐터 by glasmoon



이번에는 모양 나오고서 색칠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네요. 붉은 어깨의 리볼버 완성했습니다.

지구권을 양분하는 지구 연방과 지온 공국은 왜 개전했는지는 모를 전쟁을 일년간 이어왔다.
그 일년 전쟁의 말기 공국군의 한 병사는 아군 기지를 강습한다는 알 수 없는 작전에 참가한다.
작전 중 병사는 공국군의 최고 기밀을 목격하면서 군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어 도시와 도시,
콜로니와 콜로니를 전전하며 각지의 전장을 방황한다. 기나긴 도주와 싸움 속에서 그는 점차
어두운 음모 속으로 빠져들고 이윽고 자신의 출생에 관한 비밀의 핵심을 추적하게 되는데...



종전 후 멜키디아 사가 개발한 재활용 모빌슈트 MRB-04V 리볼버는 MS의 범용성을 자랑하며
여러 용도로 이용되었으나 의외로 각광받은 분야는 연방의 통제가 닿지 않는 변두리 지역에서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도박성 MS 대전 시합이었다. 투견(鬪犬)장을 방불케하여 MS가 '개'라는
은어로 통용되는 그곳에서 리볼버는 반쪽짜리 기체라는 뜻의 '데미독(demi-dog)'이라 칭해졌다.



데미독, 즉 리볼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필요충분한 최소한의 성능을 충족시키는 한편
전쟁기 가장 많이 생산된 RB-79 볼과 MS-06 자쿠를 기반으로 하므로 부품을 조달하기 쉬웠고
무엇보다 MS-06계의 다양한 장비와 옵션들을 개조하여 장착하기 쉽다는 점에서 각광받았다.
그러한 이유로 까다로운 고성능기보다 안정적인 리볼버를 선호하는 시합 참가자들이 많았는데
그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한쪽 어깨를 붉게 물들여 '로테 슐터'라는 이명으로 알려진 기체이다.
로테 슐터(rote schulter)는 구세기 독일계가 많은 사이드 3의 사투리로 붉은 어깨를 뜻한다.



민간에서 행해지는 대전 시합의 특성상 참가 기체는 지속적인 파손과 수복, 장비 변경을 겪는데
본 사양은 로테 슐터 중에서도 0084년경 다수 대 다수의 배틀로얄 경기에 참여했던 모습이다.
로테 슐터는 기본적으로 기동성 강화를 기반으로 하고있으나 많은 상대와 난전을 벌이기 위해
그 기동성을 다소 희생하면서까지 중무장을 실시하고 있다는게 특징이다. 본 사양의 형식번호를
MRB-04V-RS로 기록한 자료도 발견되나 현지개수 사양이므로 별도의 형식번호는 가지지 않는다.



먼저 소체는 융합로를 자쿠 후기생산형(MS-06F-2)의 것으로 스왑한 위에 허리 둘레와 무릎 등
각소에 자세제어용 모터를 여러개 증설하여 리볼버 본래의 빈약한 기동성을 보완하고자 했다.
머리에는 연방계 MS의 60mm 발칸이 증설되었는데 깨지기 쉬운 고글형 메인 센서에 보호구가
장착된 결과 공국계의 단안식 센서(모노아이)처럼 보이는 것은 다분히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



외관상 뚜렷하게 구분되는 붉은색 어깨 장갑은 일부러 의도한 것이 아니라 파손되어 교체할 때
미처 도장하지 못하여 하지의 방청도료 색상이 드러난 것이 퍼스널 심볼로 자리잡았다는 듯하다.
주무장은 로테 슐터 대부분의 사양에서 MMP-78 120mm 머신건을 사용하는 것이 확인된다.
원거리 옵션으로는 자쿠 J형의 3연장 미사일 포드를 두 개 묶은 발사대를 백팩에 장착하고 있다.



완전 개조품으로 보이는 백팩은 주추진기와 프로펠런트 탱크, 옵션 무장의 마운트를 겸하고 있다.
좌측 옆구리에는 출처가 불분명한 75mm 개틀링포가 발견되는데 급탄은 연결된 백팩으로부터
행해지며 발사각이 전방으로 고정된 것으로 미루어 견제 내지 탄막용으로 사용되었던 것 같다.



본 사양에 장비된 많은 옵션 중에서 가장 특이한 것은 왼팔에 장착된 파일 드라이버이다.
월면 공사용 착암기에서 뜯어온 것으로 보이는 직경 400mm의 루나 티타늄(건다륨)제 쇠말뚝은
화약 격발에 의해 사출되어 대부분의 MS의 장갑을 일격에 관통할 수 있었다. 사정 거리가 짧고
연속 사용이 불가능하므로 위험 부담이 큼과 동시에 상당한 조종 기술과 숙련을 요구한다.



재활용 기체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개조된 리볼버(데미독) 로테 슐터 사양의 일부 성능은
자쿠계 최종생산형인 MS-06FZ를 상회하는 것으로도 추정되며 소형 경량의 고기동성 기체로서
고가의 고성능 기체들을 연이어 쓰러뜨리며 MS 대전을 대표하는 간판급 기체의 하나로 부상한다.



본기의 탑승자에 대해서는 전쟁을 겪은 전직 공국 파일럿이라는 것 외에 알려진 바가 거의 없으나
스펙상 명백하게 불리한 데미독을 가지고 너덜너덜해진 상태에서도 승자가 되는 일이 많았고
설사 그렇지 못해 패배하거나 그에 준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으로 유명했다.
대전중 사망률이 20%를 넘어간다는 비공식 통계를 명백히 벗어나는 유일한 사례로 남았으며
이 점이 연방군 정보부의 관심을 끌게 되는 시점에서 그는 자취를 감추고 사라졌다.



이후 대전 시합에서 어깨를 붉게 물들인 리볼버를 보았다는 목격담이 종종 나타나게 되지만
그 대부분은 로테 슐터의 유명세에 편승한 모방자 내지 추종자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그로부터 일년 뒤, 붉은색 어깨는 아니나 완전히 개조된 또다른 데미독이 나타나는데...



어우, 날림 마감이 저의 특기이거늘 마무리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을 훨씬 더 잡아먹었네요.
명색이 보톰즈에다 붉은색 어깨인데 도저히 멀끔하게 놔둘 수는 없고, 먼저 작업한 일반 사양때
어설픈 치핑만 찍었더니 바탕과 따로 놀고, 결국 제가 만든 몇 안되는 모형 중에 정석적인 도색
단계를 모두 거친 아주 드문 예가 되었습니다. 그래봐야 미숙과 날림의 콤보는 도리없지만요.
특히 은가루 뒤집어쓴 부분은 아놔, 찍을땐 보이지도 않더니 조명 비추니 아주 난리났네. orz

아무튼 "수성의 마녀" 데미 트레이너 덕분에 이것들 가지고서 두 달 넘게 잘 놀았습니다.
언젠가 싸그리 정리하면서 오랫동안 끌어안고있던 다그람과 보톰즈 모형들 죄다 내보냈건만
그 아쉬움을 이런 식으로 풀게될 줄은~ ^^;;
그나저나 봄 지나 시즌 2 시작하고 데미 바딩인가 나오면 이 짓을 한 세트 더 해야할 판인데
제 그리모어는 이미 다 써버려서, 신품 조립 불문 그리모어 구합니다! 소체만 멀쩡하면 오케이!!


민간기동 리볼버

덧글

  • tarepapa 2023/03/10 19:09 # 답글

    사이드 3의 커피는 쓰겠군요
  • glasmoon 2023/03/11 12:47 #

    모르긴 몰라도 무지 쓰겠죠 아마. 음음.
  • 두드리자 2023/03/10 19:37 # 삭제 답글

    1년 전쟁 이후에는 지구권 대부분이 연방의 통제를 벗어난 걸로 보입니다. 반연방조직, 지온잔당, 우주해적, 악덕기업, 연방군 내 분파들까지 세어보면 수십 개는 넘을 텐데 제대로 통제가 될 리가 없죠. 변두리에서 리볼버로 시합하는 것까지 감시하긴 힘들었을 겁니다.
  • glasmoon 2023/03/11 12:48 #

    생각없이 만들었지만 듣고보니 더욱 그럴듯합니다?
  • 자유로운 2023/03/10 23:22 # 답글

    동글동글하면서도 투박한 것이 참 맘에 듭니다.
  • glasmoon 2023/03/11 12:49 #

    사실 여기저기 삐죽삐죽 튀어나와봐야 깨먹기 십상이죠 크크~
  • f2p cat 2023/03/11 04:05 # 삭제 답글

    수집목록에서의 탈락마저 끝내 유리달 월드의 편입 및 부활로 이어졌으니 역시 시궁창 밑바닥의 커피맛은 각별한 것이로군요!
    웨더링의 미숙함을 얘기하셨지만 제게는 건담 세계관에 맞춘 녹 표현의 절제가 웨더링에 대한 인상으로 남습니다.
  • glasmoon 2023/03/11 12:56 #

    우주세기 설정의 장갑재는 죄다 티타늄 계열이라는데 녹 표현은 좀 거시기해서 안하는걸 어찌 아시고! (귀찮아서 아니었냐!!)
    근데 이 녀석은 가격 문제로 스틸계 장갑재라 녹 표현(이라기보다 치핑에 갈색 첨가)을 살짝 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전장에서 굴러다니는걸 주워온 거라지만 무장 류에 까진 표현(은색)은 과했네요. 이젠 이런 작업도 확대경을 써야..ㅠㅠ
  • 노에미오빠 2023/03/11 08:15 # 삭제 답글

    이젠 바이팜도 함 해보심이....ㅡㅡ
    지구연방에 의해 숨겨진 일년전쟁비사! xx 콜로니는 느닷없는 전쟁에 휘말리고 대피하던 13명의 아이들만 남게 되는데...
  • glasmoon 2023/03/11 12:57 #

    드라고나에 바이팜에 대통합 요청이 쇄도하는군요. 자작하긴 버거우니 적절한 소체가 나오면 돌아옵니다??
  • 워드나 2023/03/11 15:02 # 답글

    원래부터 이런 킷이었던 듯한 자연스러움…
  • glasmoon 2023/03/13 13:02 #

    로봇 애니메이션의 수 십년 역사에도 불구하고 메카 디자인이 답보 상태에 있다는 반증이랄까요 크크
  • 2023/03/13 16:45 # 삭제 답글

    작품 잘봤습니다! 6월 16일 이글루스 서비스 종료라는데 이 방대한 자료들 날아가는게 참 안타깝네요.......................
  • glasmoon 2023/03/13 18:57 #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__)
  • 2023/03/27 18:3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3/03/29 18:5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23/03/30 05:3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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